반도체란 무엇인가
전기를 "통할까 말까" 조절하는 물질
세상의 물질은 전기가 통하는 정도로 나눌 수 있다. 반도체(半導體)는 글자 그대로 "반쯤 통하는 물질". 평소엔 안 통하다가, 조건을 주면 통한다. 이 "조절 가능"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.
왜 실리콘(모래)인가? 지구에 흔하고 싸고, 성질이 안정적이다. 순수 실리콘은 거의 부도체지만, 여기에 불순물을 살짝 섞으면(도핑, doping) 전기 성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. 이게 반도체의 마법이다.
트랜지스터 = 전자 스위치
모든 칩의 가장 작은 부품
반도체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 트랜지스터다. 하는 일은 딱 하나, 전기를 켜고 끄는 스위치. 사람이 손으로 누르는 게 아니라, 전기 신호로 켜지는 스위치다.
집적회로 (IC)
스위치 수백억 개를 손톱만 한 칩에
트랜지스터 하나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. 이걸 수십억~수백억 개 모아서 회로로 연결한 게 집적회로(IC), 곧 "칩"이다. 최신 AI 칩(엔비디아) 한 개엔 1,0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간다.
미세화 (Node)
작게 만들수록 빠르고 똑똑하다
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이 넣을 수 있다. 단위는 나노미터(nm). 1nm = 10억분의 1미터. "3nm 공정"은 회로 선폭이 그만큼 작다는 뜻.
약 80,000 nm 굵기
약 7,000 nm
약 100 nm
3 nm 공정 (바이러스보다 30배 작다)
약 0.2 nm (이제 한계에 근접 중)
어떻게 만드나
반도체 8대 공정
웨이퍼(둥근 실리콘 원판) 위에 회로를 그리고 → 깎고 → 쌓기를 1,000번 넘게 반복한다. 크게 8단계로 보면 이렇다.
왜 이렇게 어려운가
먼지 한 톨이 수백억을 날린다
① 상상 못 할 정밀도 — 원자 몇 개 크기의 구조를 1,000단계에 걸쳐 단 하나도 안 틀리게 만들어야 한다.
② 먼지가 적 — 눈에 안 보이는 먼지 한 톨이 칩을 망친다. 그래서 공장은 수술실보다 수천 배 깨끗한 클린룸이다.
③ 수율(Yield) 싸움 — 만든 칩 중 정상품 비율이 곧 돈. 1%만 올려도 수천억 차이.
④ 천문학적 비용 — 최신 공장 하나에 수십조 원. 웨이퍼 한 장도 수백억 가치.
반도체 생태계
누가 무엇을 하는가
반도체는 한 회사가 다 못 한다. 역할이 철저히 나뉘어 있다.
KLA의 위치 한 줄 요약
설계도(팹리스)를 받아 공장(파운드리)이 장비로 칩을 만든다. KLA는 그 장비 회사 중에서도 "제대로 만들어졌는지 검사하는" 자리를 거의 독점한다. 만드는 게 아니라 판정하는 회사다.